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좆소공장 두 곳 다니다 장애인 된 썰 푼다

 

솔직히 좆소기업이라고 부르는데, 일반 기업은 내가 안 다녀봐서 말 못하겠다.

하지만 공장은 두 군데 다녀 봤는데..... 진짜 좆소공장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알겠더라.

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.

첫 번째 공장은 좆같아서 추노했고, 두 번째 공장에서 장애인 됐으니까.

 

지금 내 몸 상태는 6급 장애인이다.

오른 손 엄지손가락 하나 날아가서 61호 장애인이 되었다.

참고로 6급 장애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제일 쪼렙이라 보면 된다.

장애인 모두가 공통 혜택을 받는 건 다 같이 받을 수 있는데, 혜택이 나뉘는 분야에서는 급수 높은 장애인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더라.

3급 이상은 기차 탈 때 50% 할인인데 4급 미만은 30%만 할인되는 식이지.

그나마 가벼운 6급 장애인이 되어서 멀쩡히 걸어 다니면서 장애인 혜택 받고 살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, 어쨌든 장애인 된 걸 좆같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.

장애인 카드 받고 나서 내가 한 생각이, 어차피 인생 밑바닥이었는데 이걸로 먹고 사는데 좀 보탬이 되지 않을 까였으니 말 다했지.

어쨌든 여기까지 온 썰 풀어 본다.

 

나는 평범한 2년제 대학생이었다.

중고등학교 때 공부 안 하고 빈둥빈둥 살면 나처럼 된다.

2년제 대학은 갔지만, 나랑 적성에도 안 맞는 곳이라 취직이 도통 안 되더라고.

내가 다니는 과가 무슨 미디어 과? 이런 데였는데, 우리 과 정원이 20명이 넘었는데 동기 중 적성 살려 취직한 놈이 두 명인가 밖에 없다

그때까지 인생 막 산 대가를 딱 취직 시즌부터 제대로 느낄 수 있더라고.

집에 돈이라도 많으면 한동안 빈둥거리기라도 할 텐데, 집에 돈도 없고 그나마 2년제 대학교 등록금도 집에서 대 줬거든.

그런데 사람 새끼라면 대학 졸업하고 취직 못한다고 집구석에서 놀 수는 없지 않겠냐.

군대도 벌써 다녀왔으니 어떻게 뺄 수도 없더라.

 

그렇게 나는 공장 일을 알아보았다.

처음에는 생산직 중에서도 좀 번듯한 데를 가 보려고 했지.

젊고 의욕 있는 모습 보여주면 일은 좀 힘들어도 번듯한 공장 같은 데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거든?

삼성은 못 가도 중견기업 정도는 갈 수 있을 줄 알았다.

근데 세상은 진짜 냉엄하더라.

나처럼 산업기사 자격증 하나 없는 문과 2년제 대학 졸업생을 받아주는 중견 공장은 아무데도 없더라.

결국 갈 만한 데는 좆소공장 뿐이더라고.

 

처음에 좆소공장 면접 봤을 때 일을 잊을 수가 없다.

공장 안에서 면접 봤기에 그냥 취직하는 줄 알았거든?
근데 정직원도 아니고 소위 아웃소싱이더라

어쨌든 진짜 팔다리만 멀쩡하면 뽑아 주는 것 같더라고.

나는 젊고 멀쩡했지만, 내 옆에는 척 봐도 술이 덜 깬 아재가 있었는데 그 아재도 붙었으니까.

아무튼 그렇게 첫 번째 좆소공장에 들어가게 되었다.

 

첫 번째 공장과 추노

 

첫 번째 공장은 무슨 조립 공장이었다.

자세한 건 지금은 기억 안 난다.

딱 보름 채우고 추노했으니까.

기계 조립 공장이었는데, 소위 버튼맨이라 불리는 기계 조작이나 아니면 운전 하는 일은 내가 해 본 적 없다.

방금 전 말했던 술 덜 깬 아재는 무슨 자격증이 있다고 바로 기계 조작 쪽에 투입이 되던데, 나는 그런 것도 없어서 말 그대로 잡역부부터 시작했다.

좋게 말하면 이거저거 다 했다고 말 할 수도 있겠다.

뭐 가져올 거 있으면 가져오고, 보조 할 일 있으면 보조하고.

진짜 대학생이 아니라 중고등학생도 몸만 좀 괜찮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만 했다.

그렇게 보름 가까이 하니까 존나 회의가 드는 거야.

이 일을 해서 미래가 있을까? 하는 회의감 말이야.

 

물론 공장 보름 다니고 추노한 주제에 미래 운운할 자격이 있겠냐고 생각하겠지.

근데 공장 다니면서 미래를 보려면 누구를 보면 되냐.

딱 나보다 오래 일 한 사람들 보면 되는 거 아니냐?

나보다 오래 일한 선배들 보니까 씨발 미래는 하나도 안 보이더라.

절반 가까운 외국인 노동자 선배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모른다.

이야기도 거의 안 해 봤고 웬지 모르게 불체자스러워서 일부러 피했거든.

근데 한국인 노동자들 봐도 절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.

당장 나한테 이런저런 일 시키던 사람이 과장인가 그랬는데 척 봐도 알콜중독자더라.

술 마시고 출근하고 술 안마시고 출근하는 거랑은 별개로 언제나 술 냄새가 났으니까.

거기에다 대부분이 골초인 건 당연하고, 담배도 희한한 걸 피더라.

 

니들 혹시 씹는 담배라고 들어봤냐?

나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 공장에서 처음 알았다

다른 건 별로 안 위험한데, 화재가 잘 날 환경이라 담배는 절대 못 피우게 되어 있었거든.

전자담배는 연기 잘 안 빠진다고 마찬가지로 금지.

그래서 이 골초들이 어디서 씹는 담배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그거 씹으면서 일하더라.

나도 하나 얻어 해 봤는데 내가 받은 건 포션이라던가 뭐라던가....

암튼 씹는 게 아니라 아래 입술에 끼워서 피우는 담배였다.

그 때 난생 처음 담배 피워 봤는데, 10분 쯤 지나니까 머리가 핑 돌아서 몰래 포션인지 뭔지 뱉어버린 게 기억난다.

 

아무튼 사람들이 술담배 많이 하고, 건강관리도 조또 안 하더라고.

게다가 결혼한 사람이 별로 없더라.

40먹은 아재, 50먹은 부장, 환갑 다 된 사장까지.

누구는 아직 노총각이고 누구는 이혼했다고 하던데 제대로 가정생활 하는 사람이 없어.

아직 결혼을 할지 안 할지, 하다못해 여자 친구도 없지만 그런 선배 직원들 꼴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.

이 공장 오래 붙어있으면 밥은 먹고 살지 몰라도 밥만 먹고 사는 인생 막장 테크 탈 것 같더라.

 

그래서 추노했다.

연락 바로 끊은 게 아니라 열흘 째 되는 날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새 사람 뽑게 며칠만 더 있어달라고 해서 보름 채우고 나왔다.

보름 치 급여는 제대로 받았으니 지금도 그 곳에 별다른 불만은 없다.

그저 흔한 좆소공장 중 하나였을 뿐이지.

 

2. 두 번째 공장에서 장애인 되다

 

그렇게 백수가 되고 두 달 정도 집에서 놀았다.

뭣도 모르는 놈이 실업급여 이야기 꺼낼까봐 말해두는데, 그건 반 년 이상 일하다 잘려야 받는 거다.

그렇게 두 달 정도 놀다가 결국 취업 교육인지 뭔지 받으러 고용센터인지 뭔지 찾아갔다.

거기서 시키는 대로 하니까 일자리 알선해 주던데, 결국 또 좆소공장이더라 ㅅㅂ

내 스펙이 얼마나 병신인지 새삼 다시 깨달았지.

그래도 나라에서 주선해 주는 곳이니까 좀 낫지 않을까.... 싶어서 가 봤다.

 

그 결과 지금 장애인이 되어서 뻘글 쓰고 있지.

엄지손가락 하나 없으니까 자판 치는 게 엄청 불편하다.

그것도 오른 쪽이 날아가서 왼 손 엄지로 치는 버릇 들이는 데도 한 달은 넘게 걸렸다.

 

아무튼 두 번째 공장은 파이프 공장이었다.

나라에서 소개해 준 덕분인지 아웃소싱은 아니고 공장에서 직접 고용하는 형태이긴 했다.

근데 면접 자리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고.

첫 번째 공장 때는 그래도 면접은 조용한 사무실에서 했거든?
근데 두 번째 공장은 조용한 사무실이라는 게 별로 없더라.

면접도 쇠 긁는 소리 나는 가운데서 했으니까.

그만큼 공장 자체가 예전 공장보다 훨씬 바쁜 곳이더라고.

어쨌든 면접에 합격은 했고, 다음 날부터 바로 출근했다.

 

이 회사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상태나 분위기가 첫 번째 회사보다는 나았다.

직원들 눈빛도 그렇고 차림도 그렇고 최소한 술 처먹고 술 냄새 풍기면서 일 하는 사람은 없었거든.

그리고 함바집 밥도 첫 번째 공장보다는 더 맛있었고.

직원들 분위기도 회사도 좀 더 빠릿하고 견실한 분위기가 나서 괜찮겠다 싶었지.

 

나 같은 경우에는 쉬는 시간 교대 시간 빼고 근무시간만 치면 한 9시간 정도 되었고.

하는 일은 파이프 절단 이런 걸 기계가 하니까, 그걸 잘 맞춰서 할 수 있도록 파이프 나르고, 기계 조작하는 거 거들고 아니면 다른 직원 잔심부름하는 종류의 일이었다.

이 공장도 결국 두 달 못 채우고 나왔기에 나는 말 그대로 맛배기만 본 거겠지.

 

아무튼 그렇게 일을 시작했는데, 사고가 터졌다.

내 잘못이 절반은 되는 게, 전날 하필이면 새로 오픈한 모바일 게임 하느라 거의 밤새고 출근했거든.

그래서 피곤했는데, 하필 그 날 위험한 일을 하게 된 거다.

원래는 사람이 손으로 조작할 필요가 없는 일인데 기계 상태가 이상해서 사람이 손을 넣어야 했고, 하필 다른 사람이 다 바빠서 내가 손을 넣어야 했지.

 

솔직히 간단한 일이기는 했어.

그저 손을 넣어야 할 내 상태가 썩 좋지 않았을 뿐.

그 날 하루 종일 비몽사몽 하느라 기계에 손 댈 때도 깜빡 졸았던 걸로 기억한다.

그리고 자세한 건 기억 안 나고.... 존나 아팠던 게 기억난다.

간단히 말하자면 내 손이 들어가면 안 될 곳에 들어갔고, 기계는 그걸 감지 못하고 작동했고, 결국 파이프를 잘라야 할 기계가 내 엄지를 자른 거다.

딱 엄지 잘린 순간 존나게 아프면서 나도 모르게 손을 뺐기에 망정이지, 조금만 늦었어도 다른 손가락도 한 두 개 더 잘리거나 아니면 손 자체가 날아갈 뻔 했다.

 

그리곤 바로 병원에 달려갔다.

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는지 회사 사람들이 대응은 잘 하더라

그때 상황이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, 일단 기계 멈추고 119 부르고 손가락 찾고 했던 것 같다.

어떻게 잘린 엄지는 찾을 수 있었고, 119 와서 그대로 병원으로 직행했다.

알고 봤더니 공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지접합 잘 하는 병원이 있더라고.

그래서 거기까지 갔는데.... 결과부터 말하면 결국 잘린 엄지는 다시 못 붙였다.

빨리 병원에 간 거라 깔끔하게 잘렸으면 다시 붙일 수 있는데, 나 같은 경우는 진짜 드럽게 잘린 경우라고 하더라.

특히 잘린 엄지가 빨리 뺀다고 뺐는데도 톱날에 잘리고 뭉개지고 아무튼 상태가 완전 개판이라서 이건 못 붙인다고 하더라.

 

그렇게 난 장애인이 되었다.

 

3. 장애인 된 이후

 

내 엄지가 잘릴 때, 물론 내 과실도 있었다.

근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공장 쪽의 과실이 훨씬 크다고 나오더라.

원래는 사람이 기계에 아예 손을 대면 안 된다던가?

근데 그런 규칙 다 지키면서 일 하면 효율이 떨어지니까 무시하면서 했는데, 나처럼 손가락 잘린 놈이 나오니까 결국 규칙을 안 지킨 공장의 과실이 크다고 나온 거다.

 

덕분에 산재랑 장애등급 인정은 받을 수 있었다

덕분에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 어떻게 생활비는 댈 수 있다.

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장애인 되고 나니까 집에서 놀아도 아무 말 안 하더라.

물론 슬슬 다시 일자리는 알아 봐야겠지만.

 

웃긴 게, 등급은 낮아도 어쨌든 장애인이 되니까 취직문은 더 넓어지더라고.

장애인 취직전형 이런 게 가능해지고, 회사 쪽에서도 나처럼 비교적 몸은 멀쩡하지만 합법적으로 장애인 취급 받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대.

장애인 취직하면 나라에서 혜택 받는 게 있잖아.

그런 거 받으려고, 나처럼 최소한 몸은 가눌 수 있는 장애인을 적당히 뽑아서 부려먹으려는 회사들이 여럿 있더라고.

 

그래서 나도 그런 데 취직하려고 알아보는 중이다.

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불러야 하나.

 

손가락 안 잘렸어도 두 번째 공장에서 오래 일했을지는 모르겠다.

지금 생각하면 공장 분위기가 꽤 살벌했거든.

직원들 중 손가락 다 안 붙은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지.

설마 내 손가락까지 잘리겠나 싶었는데, 한 달 만에 손가락 잘려서 장애인 되었으니까.

진짜 웃긴 게, 검지는 한 두 마디 잘려도 장애인 인정 안 된다더라.

조폭이 손가락 하나 자르고 장애 등급 받니 어쩌니 하는 영화 본 적 있는데, 뻥이었던 거지.

나는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엄지가 잘려서 바로 장애등급 받았고.

 

솔직히 손가락 하나만 날아간 거라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못 느낀다.

수저 들 때, 자판 칠 때, 휴대폰 문자 보낼 때, 물건 들 때가 어렵지.

쓰고 나니 뭐 이래저래 불편하긴 하네.

어쨌든 불편한 것도 있고, 게다가 손가락 잘린 데가 계속 아파오는 게 더 문제다.

병원에서 주는 진통제는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고 해서 타이레놀로 버티고 있는데....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서 통증도 줄어 들 거라니 기다려 봐야지.

 

뭐 좆소공장 갔다가 장애인은 되었지만 그래도 계속 살아보려고 한다.

나라에서 받는 혜택도 있고, 취직문은 오히려 더 넓어졌으니까.

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지 않겠냐.

하지만 니들은 웬만하면 좆소공장은 가지 마라.

꼭 돈 급해서 가야 한다면, 안전 잘 챙기는 데로 가라.

암만 혜택이 있다고 해도 장애인보다는 비장애인이 더 나을 테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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