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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원랜드 노숙자 해 봤던 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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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원랜드 노숙자 해 봤던 썰 푼다

 

내가 생각해도 한동안 미쳐 지냈던 것 같다. 그놈의 강원랜드에 빠져서 돈 다 잃고, 도움 받을 엄두도 안 나서 노숙까지 했다가 간신히 몸 관리 하면서 다시 인생 살아보려고 노력중이다. 혹시나 카지노 재미로라도 해 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 글 보고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래.

 

보통 강원랜드 처음 발 들여놓는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한 것 같더라. 나도 그렇고 다른 노숙자들 이야기 들어 봐도 처음부터 도박꾼 되겠다고 들어가는 사람 아무도 없어. 자기는 다 제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시작하지만, 그게 생각처럼 안 돼서 쳐망하는 거지. 나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강원랜드가 어떻게 생긴 지 궁금해서 가 봤거든. 딱히 카지노만 보러 간 것도 아니고, 이거저거 화려하게 만들고 볼 만한 곳이라고 하기에 당일치기 관광 삼아 가 봤어. 그렇게 처음 강원랜드 가니까 뭐랄까.... 솔직히 처음에는 실망 많이 했다. 왜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서 라스베가스나 마카오 휘황찬란한 모습들 많이 나오지? 그거 기대하고 가면 100% 실망할거다. 그 정도로 화려하지는 않거든. 꽤 화려한 호텔 수준 밖에는 안 되더라고.

 

그렇게 강원랜드 풍경에는 실망을 했지만,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룰렛 한 번 돌리고 가자는 생각에 들어가 봤어. 처음 들어갈 때는 현금만 쓰는 줄 모르고 신용카드로 입장료 결제하려다 쿠사리 먹기도 했을 정도야. 내 때는 9천원 받았는데 지금은 얼마 받을지 모르겠다. 아무튼 그렇게 입장료 내고 들어가니까 이야.... 왜 사람들이 도박이 무섭다고 하는 지 알겠더라고. 진짜 안에 있는 사람들 절반 이상이 세상 다 산 표정으로 도박 하고 있는데 그 숫자도 어마어마해. 내가 평일에 갔는데도 줄 서서 들어가고 들어가니 안에 발 디딜 틈이 없었거든.

 

솔직히 처음에는 룰렛을 돌리거나 딜러랑 카드를 치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더라고. 사람이 넘쳐나는 만큼 테이블에 한 번 앉으려면 줄 서서 기다리거나 번호표 뽑아야 하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한 번 테이블 앉으려면 진짜 기본이 몇 시간이야. 그래서 결국 테이블에 앉는 건 포기하고 슬롯이나 좀 땡겨 볼까 했어. 그나마 기계들은 찾아보니 자리가 있더라고. 옛날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화면부터 완전 기계식으로 돌아가는 그런 슬롯 한 번 땡겨보고 싶었는데 그런 건 찾기 힘들 기에 그냥 비디오식? 아무튼 전자 슬롯을 땡겼어. 여러 번 돌리니까 처음에 5만원 넣은 게 어느새 30만원이 되어 있는 거야. 6배를 번거지. 지금 생각해도 후회하는 게 그때 환금하고 그냥 영영 떠났으면 지금까지 고생하는 일이 없었을 건데.

 

암튼 처음에 6배 벌고 나니까 처음에 6배 벌면 나중에는 60배 벌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.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슬롯을 땡기기 시작했어. 그 날 내가 5만원 들고 가서 최대 40만원정도 까지 찍었던 것 같다. 그 때 멈췄어도 좋았을 건데, 폐장 직전에 그 돈 올인 했다가 한 절반이 날아갔어. 20만원만 남은 셈이지. 어쨌든 5만원에서 시작해서 20만원 만들었으면 개이득이라 볼 수 있는데,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더라고. 마침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좀 여유가 있던 때이기도 하고, 나도 모르게 도박 중독자가 된 거야. 이 중독이라는 게 서서히 되는 게 아니라 한 방에 될 수도 있더라고. 내가 바로 그 산증인이거든. 그 다음날부터 바로 카지노 생활을 시작했으니까.

 

마침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퇴직금도 좀 받고 나왔고, 실업급여도 나왔기에 돈 있고 시간도 있을 때였거든. 그래서 카지노 생활 좀 한다고 인생에 뭔 큰 해가 있겠냐 싶었지.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. 진짜 시간도 순삭이지만 돈도 순삭이더라. 하루 사이에 몇 백만 원 날리기도 했으니까. 심지어 나는 금수저도 아니라서 vip룸 이런 데는 들어 가 본 적도 없고 그냥 카지노에서 슬롯을 땡기기만 했는데도 그랬어. 그렇게 가진 돈 거의 다 잃고 나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. 어차피 사람이 기계 상대로 하면 이기긴 힘들 테니까 사람 상대로 하던가 완전히 운에 맡기는 게임으로 잃은 돈을 되찾자고. 그렇게 룰렛이나 바카라 같은 걸 시작하게 된 거야.

 

앞에서 강원랜드에서는 테이블에 앉기 힘들다고 말했지? 근데 요령을 알고 나니까 어려운 게 아니더라. 요령이라 하기도 병맛이긴 한데, 방법은 간단해. 가능한 일찍 가서 예약하면 되거든. 시간 이런 거 잘 알고 나니까 정말 선순위 예약해서 거의 기다리지 않고 하루 종일 테이블에 앉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더라. 그렇게 테이블에 앉고 나니까 블랙잭이나 바카라 위주로 게임을 하게 되었어. 아무래도 기계 상대로 하는 것 보다는 테이블이나 사람 상대로 하는 게 더 공평한 게임처럼 느껴졌거든. 하지만 공평하게 느껴진다고 행운이 잘 붙는 건 아니더라. 따는 날도 있었는데, 잃는 날이 더 많았어. 블랙잭이랑 바카라에 입문하고 처음 며칠은 오늘 카지노에서 얼마 따고 잃었는지 가계부를 썼는데 그것도 곧 그만두게 되더라. 어차피 적자 보는 날이 더 많았는데 써서 뭐하겠냐 싶었던 거지.

 

근데 사람 마음이 참 뭐라고 해야 하나, 그렇게 돈을 잃고 있는데 나중에라도 정신 차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되더라고. 그러다 나처럼 강원랜드 죽돌이 몇 알게 되었고, 죽돌이 모임도 나가 봤어. 지금도 죽돌이 대빵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데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으면 매일 카지노에서 적자가 아니라 흑자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거야. 지금 생각해 보면 도박 하는 놈이 깨닫기는 뭘 깨닫냐고 하겠지만 그 땐 그런 말도 진지하게 들었거든. 정말 정신 나갔던 거지.

 

암튼 강원랜드 죽돌이들이랑 친해지고, 매일 카지노에서 살다시피 하고. 그 결과는 뭐 뻔하지. 가지고 있던 돈 다 날리고 숙박비 밥값도 없더라.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강원랜드는 콤프라고 배팅금 일부를 포인트처럼 돌려주거든. 그 포인트로 밥 사먹고 잠도 자고 사우나까지 갈 수 있어. 한동안은 그 콤프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했는데 돈을 많이 잃어야 콤프가 쌓이는 시스템이니 콤프도 곧 바닥났지. 처음에는 여기저기 돈도 꿔 봤는데 내가 도박한다는 소문이 나서 부모님도 안면 몰수 하더라 씨발. 그렇게 돈 다 잃고 빚만 생긴 거야. 물론 내가 100% 잘못 한 거지만 그 때는 부모님도 너무 원망스럽더라고.

 

그렇게 가진 거 다 잃고 할 일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노숙자가 되더라. 강원랜드를 떠날 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그게 잘 안 되더라고. 사람이 미련이라는 게 정말 무서운 거거든. 그래서 강원랜드 주변에서 노숙하면서 푼돈 벌 일이 있으면 벌고 돈 있으면 밥 사먹고 술 사먹고 남은 돈으로 또 도박하고 그렇게 살았지. 강원랜드에서 의외로 주변에 할 일은 많거든. 말 그대로 구걸하는 사람도 있던데 난 구걸은 안 해봤고 대신 병정을 많이 했지. 병정이 뭐냐면 돈 많은 도박꾼들 쫄다구 되서 도박꾼 시키는 대로 대리 배팅 같은 거 해 주는 사람이야. 이게 카지노에서는 제일 꿀알바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세서 아무나 못 하거든. 그래도 몇 달 노숙하면서 굴러먹다 보니 눈치도 생기고 해서 기회가 되면 병정 노릇 할 수 있더라고. 주로 그걸로 먹고 살면서 푼돈으로 도박하고 그랬지. 그리고 정말 밥 먹을 돈 없고 배고파서 못 견디겠으면 교회 가서 무료급식 먹고 그랬지. 지금도 계시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노숙할 때만 해도 강원랜드 근처에서 상담도 해 주고 교회 가면 밥도 먹여주는 목사님이 계셨거든. 나도 몇 번 뵙고 신세도 지고는 했는데.... 뭐 그렇게 밥 먹고 산거야. 진짜 죽지 못해서 사는 게 뭔지 희망이 없는 게 뭔지 그 때 확실히 알았다.

 

그러다가 같이 노숙하던 사람들 중 몇 명이 안 보이더라고. 한 명은 자살한 거 아는데 두어 명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냥 보이질 않아. 그러다 몇 달 뒤에 한 명이랑 만났는데, 노숙자가 아니라 말끔한 복장으로 왔더라.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만 취직 했다고 하더라고. 처음에는 어디 돈 많이 주는 전주 밑에 들어가던가 강원랜드 전당포에 취직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. 도박 상담 받고 정신 차리고 무슨 사무실에 취직했다고 하는 거야. 그 친구 모습 보니까 참 내가 더 비참해 보이는 거 있지. 나나 저 친구나 진짜 도박하다 죽거나 노숙하다 죽을 줄 알았는데 누군 정신을 차린 거니까. 근데 그 친구가 자기는 잘 됐다고 나 약올리려 온 건 아니더라. 나처럼 같이 노숙하고 지내는 친구들 만나서 한 번 정신 차리게 해 주고 싶어서 만나고 다니더라고.

 

솔직히 그 때 교회 목사님이나 무슨 상담사 이런 사람이 나한테 도박 그만두라고 말 했으면 아마 듣지 않았을 거야. 잘나신 분들이 나 같은 사람을 뭘 알겠냐는 거지. 근데 몇 달 전까지 나랑 같이 노숙하던 사람이 멀쩡해져서 나타나니까 딱 용기가 생기더라고. 나도 진짜 이대로 인생 끝내는 게 아니라 저 친구처럼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? 그런 게 확 생기더라고. 그래서 그 친구 이끄는 대로 상담 치료부터 받기 시작했지. 도박 상담 치료라는 게 무슨 막 약물 꽂고 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상담부터 시작하면서 천천히 진행하더라고. 그리고 소개 받고 노숙자 쉼터도 갔는데 노숙생활에 익숙했다 시간 엄수해야 하는 쉼터 생활이 편치는 않았지만, 그래도 덕분에 다시 시간감각도 생기고 몸도 좀 회복되는 것 같더라. 진짜 다행인 게 내가 술을 안 좋아해서 노숙생활 하면서도 술은 많이 안 먹었거든. 도박 중독+노숙에 알콜 중독까지 오면 고치는 게 훨씬 힘들다던데 나는 술은 적게 먹어서 그 부분이 수월했던 거야. 알콜 중독까지 있으면 상담이나 쉼터로는 안 되고 정신병원만이 답이라고 듣기도 했으니까.

 

어쨌든 그렇게 나도 꿈만 같던 재기를 할 수는 있더라. 다신 도박판에 발 들이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직장도 구했지. 나 같은 놈도 강원랜드를 떠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하더라. 물론 최저시급 간신히 받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노숙 하던 시절보다는 훨씬 견실하게 살기 시작한 거지. 그렇게 일단 일 하면서 그동안 생긴 빚 갚는 걸 첫 번째 목적으로 정했어.

 

근데 빚에 대해서 알아보니까 놀랍게도 우리 부모님이 빚 다 갚아 주셨더라. 아들 진 빚 부모님이 대신 갚고, 아들이 정신 차리고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. 그때가 정말 내 인생에서 제일 감동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. 아들 버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. 그래서 부모님 찾아가서 한바탕 울고 정신 차렸다고 사죄드리고 다시 부모님이랑 함께 살고 있어. 그리고 그동안 망가졌던 몸 챙기기 위해서 시간 내서 운동 하고 있지.

 

지금도 건강제품 먹고 헬스 한바탕 뛴 다음 글 써 본다. 진짜 강원랜드 중독이 사람 막장 만드는 거 맞긴 하지만, 그래도 계기가 있으면 사람이 다시 재기할 수 있더라. 혹시 이 글 본 사람 중에서도 뭐든 중독돼서 인생 막장 테크 탄 사람 있으면 어떻게든 재기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보길 바래. 사람이 계기에서 희망을 찾고, 희망을 찾으면 진짜 생각보다 빨리 일어설 수 있오. 내가 그 산 증인이니까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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